동태평양에 있는 섬들 중에는 플랜테인(Plantain)을 주식으로 하는 섬들도 꽤 있는데, 삶은 바나나, 구운 바나나, 찐 바나나 등을 밥 먹듯 먹는 것이다. 맛은 고구마와 비슷하다.
우리에겐 낯설지만 바나나를 프라이팬에 튀겨서 먹기도 한다...만화가 조주청이 브라질 여행가서 겪은 일인데..보름 넘게 보트 여행하며 바나나를 프라이팬에 기름 뿌리고 튀긴 것만 하루 세끼 먹다보니 고생했다고.
그 밖에 아프리카에선 바나나를 아예 기름에 넣고 튀겨서 파는 노점상들도 많다. 다만 노란 바나나가 아닌 감색 바나나나 녹색의 플랜테인 종류이다. 뭐 겉에서 보면 색깔 말고는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바나나를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길게 잘라서 버터(보통 식용유도 무방함) 두른 팬에 갈색 설탕을 넣고 튀기듯 익히면서 , 마지막에 브랜디나 럼주를 조금 넣고 불을 붙여 휘핑 크림을 얹어 내는 Banana Flambe라는 것이 있다. 디저트나 양주 안주로 괜찮고 불붙이는 모습이 재미있어서 모임에서 하면 인기를 끈다. # 국내 시판 바나나로 조리해도 된다. 다만 칼로리는 매우 높다.
필리핀에서 이걸 기름에 튀긴다. 여기서는 썰어서 튀긴 것과 통으로 튀긴 것 으로 바나나 큐(타갈로그어로 토론이라고 한다) 라고 부른다. 다만 노점상에서는 통으로 파는 게 더 인기있다. 참고로 이 튀김에 쓰이는 바나나는 보통 우리나 아는 바나나와 다르니 숙지할 것.(조금 납작하고 수분기가 덜하다.)
실제로 바나나는 열량이 꽤 높은 편에 속하며, 이는 바나나의 주성분이 탄수화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 굽거나 찌면 바나나의 단맛이 거의 없어지고 끈적이는 식감과 탄수화물 특유의 고소한 맛만 남기 때문에 주식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렇다고 집에서 해본다고 무턱대고 바나나를 굽는다든가 하지는 말자. 상상하는 그 맛이 나지 않는다. 애초에 과일용과 주식용은 품종이 다르다. 달디단 걸 주식으로 삼을 만큼 외계인 식성을 가진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다만 별식으로 바나나를 후라이팬에 살짝 구운 뒤 뜨거울 때 땅콩버터를 발라먹으면 몹시 달고도 고소하다. 단맛에 환장하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보자. 칼로리가 걱정된다면 구운 바나나를 한입 크기로 썬 다음 플레인 요거트에 찍어먹어도 맛있다.
진득한 질감 때문에 말리기 힘들 것 같지만 의외로 말려서도 먹고 있다. 간식이나 술 안주로 먹거나 갈아서 이유식으로도 쓰는데, 바나나킥 같은 맛을 예상했다면 좀 실망할 수도 있다. 첫 향은 바나나킥과 좀 닮았지만, 단 맛은 덜한 편. 시중의 과자가 얼마나 설탕 덩어리인지 알게 된다. 그런데 사실 이것도 그대로 말리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만든 시럽에 담갔다가 말리는 것이다. 그냥 마르게 놔두면 마르기 전에 물러서 검게 변한다. 당연히 썩는다.
익혀 먹으면 고구마 비슷한 식감이라고 한다. 단맛이 많이 없어진 축축한 고구마라고 한다.
껍질을 벗긴 바나나를 얼려 먹으면 살살 녹는 샤베트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바나나맛 아이스크림을 표방하는 시중의 제품들에 비하면 맛과 식감은 물론 영양가 측면에서도 상당한 수준이다. 다만 냉동실에서 금방 꺼낸 바나나는 굉장히 딱딱하니 적당히 녹여서 먹자.
숯불에 올려 놓은 석쇠나 바비큐 그릴에 구워 먹을 수도 있다. 길게 반을 갈라서 껍질 쪽을 불 쪽으로 가게 하고 굽는다. 뚜껑 있는 그릴이면 훈연을 하면 더 좋고, 먹을 때는 숟가락으로 퍼 먹으면 된다. 설탕과 계피를 조금 뿌려 먹어도 좋고, 그릴에서 구운 바나나는 굽기가 간단할 뿐 아니라 그릴에 고기 궈 먹고 후식으로 먹어도, 아아스크림에 얹어 먹어도 훌륭하다.
겉에 초콜릿을 코팅해서 먹기도 하는데 마성의 조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있다. 초콜릿과 바나나향이 섞이면 부드러운 느낌이 난다. 일본의 각종 축제(마츠리)에서 나무젓가락에 끼워 초콜릿을 코팅한 바나나를 판매하는 노점을 흔히 볼 수 있다.
바나나를 먹으면 입 안이 살짝 까지곤 하는데, 갈변이 일어난 바나나는 이런 일이 적으니까 바나나를 먹을 때 입이 까지는 것이 신경 쓰인다면 적당히 갈변된 바나나를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입에 상처가 났다면 바나나를 먹지 말자. 바나나가 자꾸 상처를 자극시키기 때문에 바나나를 갈아서 마시는 것이 아닌 이상 안 아프게 먹기가 힘들다.